Friday, January 30, 2015

PBT : 테스트

디지털 환경과 도구에 대한 초타원형 출판의 첫번째 책 PBT.

PBT
(포토샵 브러시 텍스트)
출판일 2014년 12월 28일
초타원형 출판 엮음
글 정 현
사진 <목록 모형(들), 2014> 김경태
에세이 「회신」 김건호
디자인 김동휘
다이어그램 디자인 판상형
편집 손영민
판형 128 * 188
값 25,000원
페이지 수 244쪽
분야 예술
발행처 초타원형 출판
홈페이지 http://superellipse.net
전자우편 superellipse.books@gmail.com
Copyright Ⓒ초타원형, 2014. Printed in Seoul, Korea.
ISBN 979-11-953312-1-5 03650

“『포토샵 브러시 텍스트』는 2013년부터 1년간 인터넷에서 공유된 포토샵용 디지털 브러시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포토샵이란 수백 명의 수학자와 그래픽 디자이너, 개발자가 함께 모여 만들어 낸, 지난 세기말 처음 선보인 이래로 창작자들에게 가장 널리 쓰이는 디지털 이미지 편집도구입니다. 이 책은 포토샵 프로그램 내부의 많은 도구들 중에서도 극히 일부인, 브러시 도구에 대해서만 다룹니다. (…) 이 책을 구입해 볼 정도의 독자라면 디지털 저작도구에 대해 이미 많은 것을 숙지한 상태일 것입니다. 혹은 그와는 정반대 편에서, 책을 읽고 나서도 도구를 절대로 사용하지 않을 분들도 계시겠지요. 다소 혼잡한 구성이라 해도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분과, 그렇지 못한 분이 있을 것입니다. 어떤 분들께 이 책은 너무 일반적이고 쉽지만, 누군가에게는 어려울 수 있습니다. 불필요한 설명은 과감히 건너뛰기도 하며, 낯선 단어가 난무하기도 할 것입니다. 하지만 저희는 생소한 표현과 불친절해 보이는 태도가 책의 이해를 방해하는 장애물이기보다는 볼 때마다 흥미를 자아내는 낯선 풍경처럼 보이기를 바랍니다.”
— 서문 중에서.

PBT는 포토샵 브러시 텍스트의 약자이다. 이 책은 지난 세기 디지털 환경에서 가장 널리 사용되어 온 이미지 편집도구인 포토샵의 도구들 중 널리 알려지지 않은 “브러시 도구”를 다룬다. 『PBT』 출간 전 1년간 인터넷을 통해 배포한 디지털 브러시는 한국의 일러스트레이터, 만화가, 건축가, 사진가 등 전문가들의 저작도구로 널리 사용되어 왔다. 이와 관련하여 저자는 디지털 도구 제작 방법과 출력 매체에 대한 이야기를 더욱 깊이 다루려 했고, 소셜 펀딩 서비스 텀블벅을 통해 208명에게 후원받아 『PBT』를 제작했다.

디지털 브러시는 단순히 아날로그 도구 효과를 재현한다는 목적을 넘어 디지털 환경 내부의 인터페이스 역할과 출력 메커니즘을 동시에 담당한다. 저자는 브러시를 비롯해 픽셀, 레이어, 출력 등 디지털 도구들의 기본 원리, 아날로그 저작도구와 디지털 도구의 차이점 등을 개인적인 경험과 감각의 예를 들어 이해하기 쉽게 풀어낸다. 현대미술 전시장의 조각이나 회화 작품을 건축의 시점에서 바라보는 방법, 벡터와 비트맵을 넘나드는 다양한 이미지는 디지털 세계의 여러 개념과 의미 들을 축조해 나간다.

브러시 패턴이 화면에서 스트로크와 면, 최종 출력으로 이어지는 일련의 프로세스가 마치 자연과 그에 대응하는 건축물의 설계와도 같으며, 이를 기존 기법서 형식으로 보여 주기에 충분하지 않다고 판단한 발행인은, 비슷한 시점으로 작성된 건축가의 글, 사진가의 사진 들을 “잇고 쌓아서 만들려” 했다. 이러한 의도는 책의 형태뿐만 아니라 책의 배경에 놓일 사은품(후원자들을 위해 별도로 제작된 두 권의 소책자, 포스터, 토트백 등) 구성 방식에까지 반영되었다.

그래픽 디자이너 김동휘의 본문 디자인과 책의 만듦새도 주목할 만하다. 텍스트는 책 앞날개에 적힌 목차를 시작으로 날개 안쪽 페이지부터 과감하게 배치되어 마치 질주를 시작하는 듯하다. 본문에서 건축가 정현, 건축가 김건호 등으로 글의 화자가 변할 때마다 글자 크기와 기울기 등 표정을 달리하고, 사이사이 판상형이 벡터로 그린 다이어그램들이 삽입되어 있다. 본문 일부 단어들은 이 빠진 벽돌처럼 은별색으로 처리되어 특정 각도에서 회색으로 보이거나 잘 읽히지 않는데, 이는 이른바 용어 정리 페이지로 향하라는 상징적인 하이퍼링크다. 하지만 정작 용어 정리 장에 이르러서는 본문과 페이지 번호마저 모두 은색으로 표기되어 책이라는 물질이 가진 고유의 한계와 특성(시선의 좌표축을 바꿀 때마다 드러나는 물질의 현상학적 효과)을 더욱 강조한다.

안개처럼 사라져 버리는, 혹은 모두 반사해 버리는 텍스트 페이지의 뒤를 곧바로 잇는 것은 언뜻 느닷없이 보이는 건축 사진가 김경태의 사진들―알루미늄 호일로 상자를 감싼 작업으로 시작하는 이미지들―이다. 디지털 작품을 출력하여 다시 디지털로 포섭한 열다섯 점의 사진 이후에야 디지털 브러시를 설명하는 본문의 테스트 도판들이 비로소 모습을 드러낸다. 서로 다른 해상도와 확대 축소 이미지로 패치워크된 이미지 페이지에는 아무런 설명도 없으며, 이미지들은 본문과 정확히 같은 페이지 수만큼 이어진다. 244페이지의 디지털 세계 여행은 익명, 무명, 온라인 아이덴티티를 기리는 이름들을 책의 뒷날개에 새기며 끝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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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타원형 출판에 대해

2012년 설립된 초타원형 출판은 크고 작은 사물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독립출판사이다. 2014년 출간한 『PBT』를 시작으로, 특정 지역 건물을 다룬 『HLVT』, 뒤섞인 가짜(진짜?) 맥락 속 건물 이야기 『CC』, 당대 건축 이미지 재현 신방법론을 다룰 『ISBN』을 3년에 걸쳐 내놓을 예정이다.

PBT
(photoshop Brush Text)
Published on Dec. 28, 2014
Text Hyun Chung
Photo “M/F(models)” Kyoungtae Kim
Essay “reply” Gunho Kim
Editor Youngmin Son
Image Planstadt
Design Donghui Kim
Diagram Design Planstadt
Publisher Hyun Chung
Published by Superellipse
Registration No. 2012-000267 Aug. 3, 2012
E-mail superellipse.books@gmail.com
Homepage http://superellipse.net

All materials in this book, including text, graphics, and images, are copyrighted by Superellip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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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pytight Ⓒ초타원형, 2014. Printed in Seoul, Korea.
ISBN 979-11-953312-1-5 03650
Price KRW 25,000

(*) 포스팅사진: 김경태, 2014
(**) 포스팅이미지: 정현, 2014